이런 사람이 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약속이 부담스럽다.
막상 만나면 즐겁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며칠 혼자 지내면 이번에는 사람이 그립다.
그래서 스스로도 헷갈린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싫어하는 걸까?”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 두 마음은 충분히 함께 존재할 수 있다.
사람은 원래 관계를 원한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한 심리학자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가 매우 기본적인 욕구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혼자 있으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다.”
“사람이 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데 사람을 만나면 왜 피곤할까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다.
표정을 본다.
적당한 대답을 생각한다.
내 이야기도 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 있다면 더 신경을 쓰기도 한다.
사회적인 행동을 많이 한 뒤 몇 시간 후 피로감이 높아지는 경향을 관찰한 연구도 있다.
그러니 좋은 친구를 만나고 즐겁게 놀았는데도 피곤함을 느낀다.
친구가 싫어진 것이 아니다.
그냥 쉬어야 하는 것이다.
혼자가 좋은 것과 외로운 것은 다르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혼자 있음과 외로움은 같은 것이 아니다.
혼자 있는 것은 상황이다.
외로움은 감정이다.
내가 원해서 토요일 하루를 혼자 보내면 편안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고 느끼면 같은 혼자 있는 시간도 외롭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서도 스스로 선택한 혼자 있는 시간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유로운 느낌을 높이는 장점이 나타났다.
반대로 원하지 않는데 혼자라고 느낄 때는 외로움과 낮은 만족감이 나타났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혼자 있는가?”
보다
“내가 원해서 혼자인가?”에 더 가깝다.
연락이 오면 귀찮고 없으면 서운한 이유
이것도 흔한 마음이다.
연락이 오면 생각한다.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
그런데 하루 종일 연락이 없으면 생각한다.
“아무도 나를 안 찾네.”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을 항상 만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만나지는 않아도 짧은 메시지의 가벼운 안부만으로 충분한 날도 있다.
관계에는 꼭 오랜 만남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약속을 잡고 나서 후회하는 이유
외로울 때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진다.
그래서 약속을 잡는다.
그런데 약속 당일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씻어야 한다.
옷을 입어야 한다.
이동해야 한다.
몇 시간을 함께 있어야 한다.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던 마음과 사람을 만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약속을 잡을 때와 약속 시간이 다가올 때의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약속을 취소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다고 해서 계속 피하기만 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처음에는 편하다.
그런데 친구들의 연락도 점점 줄어들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외로워진다.
“왜 이제 아무도 나를 안 찾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혼자 있고 싶은가 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사람을 완전히 끊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모든 모임에 나가는 것도 아니다.
내게 맞는 관계의 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편안한 만남의 양이 다르다.
누군가는 매일 사람을 만나도 괜찮다.
누군가는 일주일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어떤 사람은 어려 명이 모이면 힘들지만 한 명의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것은 편하다.
정답은 없다.
자기에게 맞는 양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만나면 조금 편해질 수 있다
사람이 그립다고 무조건 긴 약속부터 잡을 필요는 없다.
커피 한 잔만 마셔도 된다.
한 시간만 만나도 된다.
전화만 해도 된다.
두세 명만 만나도 된다.
약속 다음 날을 비워둘 수도 있다.
그리고 친구에게 먼저 간다라고 말해도 된다.
좋은 관계라면 매번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야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무조건 내향성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다고 해서 무조건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혼자 쉬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또 사람을 만나기 싫은 이유도 사람마다 다르다.
단순한 피로일 수도 있다.
낯선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최근 사람에게 많이 지쳤을 수도 있다.
그러니 자신의 성격에 성급하게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거리다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항상 사람 곁에 있을 필요는 없다.
혼자가 편하다고 해서 관계를 포기할 필요도 없다.
가까워졌다가 혼자 쉬고,
다시 만나고 또 자기 시간으로 돌아오면 된다.
오히려 이런 움직임이 자신에게 맞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들처럼 자주 만나야 한다는 기준이 아니다.
내가 지치지 않으면서도 외롭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찾는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면서 사람에게 지칠 수 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면서 외로울 수도 있다.
둘 중 어느 하나가 거짓인 것이 아니다.
어쩌면 필요한 것은 성격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편안하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을 알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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