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169 메리의 방: 지식은 경험을 대신할 수 있을까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그것을 행함으로써 배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2권 1장 색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색을 완벽히 알 수 있을까? 메리의 방이 묻는 ‘안다는 것’의 의미한 여성이 있다.이름은 메리다.메리는 태어나면서부터흑백으로만 이루어진 방에서 살아왔다. 메리는 평생 빨간색도 파란색도 초록색도 직접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메리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색과 인간의 시각에 관한 세계 최고의 과학자다. 빛의 파장을 안다. 빛이 망막에 들어왔을 때 어떤 세포가 반응하는지 알고 그 신호가 뇌의 어느 부분으로 전달되는지 사람이 빨간 사과를 볼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까지 모두 알고 있다. 가정해 보자.메리는 색을 보는 것에 관한 모든 물리적·과학적 사실을 알고 있다.. 2026. 10. 20. 친구에게만 말했는데 모두가 알고 있었다 “세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다. 그중 두 사람이 죽었다면.” —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Poor Richard’s Almanack)》, 1735 나는 오래된 친구일수록 말을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 못난 마음을 보여도 되고 남들에게는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도 그 친구 앞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게 오래된 관계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그 친구와는 대학 때부터 알았다. 서로 첫 연애도 알고 있었고 취업 준비로 힘들었던 시절도 함께 겪었다. 연인과 헤어진 후 울면서 전화한 날 새벽까지 통화한 적도 있었다. 서른을 넘긴 뒤에도 우리는 꾸준히 만났다. 회사 사람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 가족에게는 오히려 하기 어려운 이야.. 2026. 10. 16. 나는 다섯 명을 죽인 걸까, 한 명을 살린 걸까 — 트롤리 딜레마 “인간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고, 결코 단지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라.” —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도덕형이상학 정초》, 1785 당신은 철로 옆에 서 있다. 그때 브레이크가 고장 난 전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전차가 향하는 선로 앞에는 다섯 사람이 있다. 그들은 전차가 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당신 앞에는 레버 하나가 있다. 레버를 당기면 전차의 방향을 다른 선로로 바꿀 수 있다. 문제는 그 선로에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다섯 사람이 죽는다. 레버를 당기면 한 사람이 죽고 다섯 사람이 살아남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한 명보다 다섯 명.. 2026. 10. 16. 모든 것이 바뀌어도 나는 여전히 나일까? feat.테세우스의 배 “의식이 과거의 행동이나 생각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만큼, 그 사람의 정체성도 그만큼 이어진다.”— 존 로크(John Locke), 《인간오성론》 제2권 27장 10년 전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분명 사진 속 사람은 나인데 지금의 나와는 꽤 다르다. 얼굴도 조금 다르고 입는 옷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거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때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지금은 아무렇지 않을 때도 있다. 당시에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을 지금은 오히려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친했던 사람과 멀어졌고 싫어했던 사람을 이해하게 됐으며. 평생 좋아할 것 같았던 것을 지금은 더 이상 좋아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같은 사람일까? 조.. 2026. 10. 15. 이전 1 2 3 4 ··· 4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