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관계의경계4 친구에게만 말했는데 모두가 알고 있었다 “세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다. 그중 두 사람이 죽었다면.” —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Poor Richard’s Almanack)》, 1735 나는 오래된 친구일수록 말을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 못난 마음을 보여도 되고 남들에게는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도 그 친구 앞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게 오래된 관계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그 친구와는 대학 때부터 알았다. 서로 첫 연애도 알고 있었고 취업 준비로 힘들었던 시절도 함께 겪었다. 연인과 헤어진 후 울면서 전화한 날 새벽까지 통화한 적도 있었다. 서른을 넘긴 뒤에도 우리는 꾸준히 만났다. 회사 사람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 가족에게는 오히려 하기 어려운 이야.. 2026. 10. 16. 명절마다 반복된 그 말 “너 잘되라고”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행하다.”—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나는 명절이 가까워지면 달력부터 보게 된다. 이번에는 며칠을 쉬는지 언제 내려가야 하는지 몇 시쯤 도착하면 되는지. 남들에게는 연휴 계획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마음의 준비에 가까웠다. 가족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도 보고 싶었고 오랜만에 먹는 집밥도 좋았다. 어릴 때 사촌들과 뛰어놀던 기억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명절이 기다려지지 않았다. 아마 내가 서른을 넘기면서부터였을 것이다. 그전까지 친척들은 내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시험은 잘 봤는지 물었다. 취업을 하고 나니 질문이 달라졌다. “회사 아직 거기 다녀?” “연봉은 많이 올랐어?” “승진은 언제 해?” .. 2026. 9. 24. 친구 사이의 돈거래는 왜 관계를 흔드는가: 신뢰, 부담, 거절의 심리 돈을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은 왜 점점 멀어질까친한 사람끼리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처음에는 돈의 문제다.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신뢰의 문제가 된다. 시간이 더 지나면 감정의 문제가 된다. 같은 돈을 두고도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은 전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1. 돈을 빌려준 사람은 돈보다 사람을 믿는다가까운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은행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지.” “우리 사이인데 설마.” 이런 믿음이 먼저 작용한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지 않기도 한다. 갚는 날짜도 정확히 정하지 않는다.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믿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돈보다 믿음이 먼저 흔들린다.2. 기다림이 길어지면 서운함이.. 2026. 9. 8. 빌려줬던 돈은 돌아왔지만, 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빚을 지지도 말고, 돈을 빌려주지도 마라.” —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햄릿》친구에게 처음 돈을 빌려준 건 그리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꽤 오래된 사이였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가끔 술도 마셨고, 서로의 연애 이야기도 많이 알고 있었다. 내가 이사를 했을 때는 친구가 하루 종일 도와줬다. 친구가 힘들다고 하면 나도 자연스럽게 달려갔다. 그래서 어느 날 밤 친구에게 연락이 왔을 때도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혹시 지금 통화 돼?”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돈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달 카드값과 월세가 겹쳤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도 몇 개 생겼다고 했다. “진짜 미안한데 백오십만 원만 가능할까?.. 2026. 9. 4.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