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인간관계이야기5 친구에게만 말했는데 모두가 알고 있었다 “세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다. 그중 두 사람이 죽었다면.” —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Poor Richard’s Almanack)》, 1735 나는 오래된 친구일수록 말을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 못난 마음을 보여도 되고 남들에게는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도 그 친구 앞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게 오래된 관계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그 친구와는 대학 때부터 알았다. 서로 첫 연애도 알고 있었고 취업 준비로 힘들었던 시절도 함께 겪었다. 연인과 헤어진 후 울면서 전화한 날 새벽까지 통화한 적도 있었다. 서른을 넘긴 뒤에도 우리는 꾸준히 만났다. 회사 사람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 가족에게는 오히려 하기 어려운 이야.. 2026. 10. 16. 오지랖에 대처하는 자세 “무엇보다 이것만은 명심하라.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1막 3장 나는 예전부터 남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다. 좋게 말하면 귀가 열려 있는 사람이었고 다르게 말하면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누가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하면 일단 한 번은 생각했다. “머리 짧게 자르는 게 더 낫겠다.” 그러면 거울을 봤다. “그 옷은 너랑 안 어울려.” 그러면 다음부터 잘 입지 않았다. “그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겠어?” 그러면 멀쩡히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불안해 보였다. “너 이제 결혼 생각해야 하지 않아?” 그러면 잘 지내다가도 내가 뭔가 늦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런 말을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신경 써주니까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말.. 2026. 9. 30. 사람은 좋은데, 만나는 건 좀 피곤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자기 자신에게 속할 줄 아는 것이다.”—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 《수상록》 〈고독에 대하여〉나는 약속이 없는 주말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씻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마음껏 보는 하루. 누구에게도 맞출 필요가 없는 날. 그런 주말이 오면 평일 내내 기다렸던 휴식을 드디어 얻은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토요일 오후 세 시쯤 되면 마음이 달라졌다. 나는 괜히 휴대전화를 열어봤다. 그렇게 휴대전화를 한참 보다가 내려놨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혼자인 게 편했는데 갑자기 집이 너무 조용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친구에게 연락할까 생각했다. “뭐 해?” 짧은 메시지를 .. 2026. 9. 10. 친구니까 해줘, 그래서 어디까지?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Mending Wall〉부탁은 한 번이었는데, 당연함은 습관이 되었다친구에게 처음 부탁을 받았을 때는아무렇지 않았다. 퇴근을 준비하던 금요일이었다.휴대전화에 메시지가 왔다. “혹시 오늘 시간 돼?” 나는 별다른 약속이 없었다. “왜?” 잠시 뒤 답장이 왔다.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게 있는데오늘 꼭 받아야 하거든.근데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우리 집 앞에 가서 대신 받아줄 수 있어?” 친구의 집은 내 집에서 가까운 편이 아니었다.지하철로 30분이 넘는 길.조금 귀찮기는 했다.하지만 오래 알고 지낸 친구였다.평소에 나에게 부탁하는 일도 많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몇 시쯤?” “일곱 시에서 여덟 시 사이래.” 나는 한숨을.. 2026. 8. 28. 이전 1 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