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인간관계/인간관계사연9 빌려줬던 돈은 돌아왔지만, 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빚을 지지도 말고, 돈을 빌려주지도 마라.” —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햄릿》친구에게 처음 돈을 빌려준 건 그리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꽤 오래된 사이였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가끔 술도 마셨고, 서로의 연애 이야기도 많이 알고 있었다. 내가 이사를 했을 때는 친구가 하루 종일 도와줬다. 친구가 힘들다고 하면 나도 자연스럽게 달려갔다. 그래서 어느 날 밤 친구에게 연락이 왔을 때도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혹시 지금 통화 돼?”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돈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달 카드값과 월세가 겹쳤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도 몇 개 생겼다고 했다. “진짜 미안한데 백오십만 원만 가능할까?.. 2026. 9. 4. 친구니까 해줘, 그래서 어디까지?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Mending Wall〉부탁은 한 번이었는데, 당연함은 습관이 되었다친구에게 처음 부탁을 받았을 때는아무렇지 않았다. 퇴근을 준비하던 금요일이었다.휴대전화에 메시지가 왔다. “혹시 오늘 시간 돼?” 나는 별다른 약속이 없었다. “왜?” 잠시 뒤 답장이 왔다.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게 있는데오늘 꼭 받아야 하거든.근데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우리 집 앞에 가서 대신 받아줄 수 있어?” 친구의 집은 내 집에서 가까운 편이 아니었다.지하철로 30분이 넘는 길.조금 귀찮기는 했다.하지만 오래 알고 지낸 친구였다.평소에 나에게 부탁하는 일도 많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몇 시쯤?” “일곱 시에서 여덟 시 사이래.” 나는 한숨을.. 2026. 8. 28. 농담이라며 찔렀는데, 상처는 진짜였다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언 매클래런(Ian Maclaren) 농담인데 왜 그렇게 받아들여나는 친구들 사이에서분위기를 잘 맞추는 편이었다.누가 웃으면 같이 웃었고,조금 불편한 이야기가 나와도굳이 표정을 굳히지 않았다. 친구들과 오래 지내려면어느 정도는 서로의 장난을받아줄 줄 알아야 한다고생각했다. 우리 모임은 여섯 명이었다.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도있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친해진 친구도 있었다.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만나밥을 먹고 술을 마시거나카페에서 늦게까지 이야기했다. 그중 한 사람은 유난히말을 재미있게 했다.누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기억했다가 절묘하게 흉내 냈고,사람의 약점을 웃음거리로바꾸는 데도 능했다.처음에는 나도 그 .. 2026. 8. 21. 같이 욕하지 않았더니, 같이 밥도 못 먹게 됐다 “최선의 복수는 해를 끼친 사람과 닮지 않는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제6권 6절 회사에 입사하고 석 달쯤 지났을 때,나는 점심시간이 꽤 기다려졌다. 오전 내내 긴장한 채 모니터만 바라보다가열두 시가 되면 같은 팀 사람들과 함께엘리베이터를 탔다. 오늘은 뭘 먹을지고민하고, 식당으로 걸어가는 동안 별것아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다. 우리 팀에서 주로 함께 점심을 먹는사람은 나를 포함해 네 명이었다.입사 7년 차인 선배 한 명과 5년 차동료, 나보다 한 해 먼저 들어온 사원,그리고 나였다. 셋은 이미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가까웠다.회사 안에서 누가 누구와 친한지,어느 부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누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이고싶었.. 2026. 8. 7.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