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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인간관계사연9

오지랖에 대처하는 자세 “무엇보다 이것만은 명심하라.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1막 3장 나는 예전부터 남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다. 좋게 말하면 귀가 열려 있는 사람이었고 다르게 말하면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누가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하면 일단 한 번은 생각했다. “머리 짧게 자르는 게 더 낫겠다.” 그러면 거울을 봤다. “그 옷은 너랑 안 어울려.” 그러면 다음부터 잘 입지 않았다. “그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겠어?” 그러면 멀쩡히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불안해 보였다. “너 이제 결혼 생각해야 하지 않아?” 그러면 잘 지내다가도 내가 뭔가 늦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런 말을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신경 써주니까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말.. 2026. 9. 30.
명절마다 반복된 그 말 “너 잘되라고”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행하다.”—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나는 명절이 가까워지면 달력부터 보게 된다. 이번에는 며칠을 쉬는지 언제 내려가야 하는지 몇 시쯤 도착하면 되는지. 남들에게는 연휴 계획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마음의 준비에 가까웠다. 가족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도 보고 싶었고 오랜만에 먹는 집밥도 좋았다. 어릴 때 사촌들과 뛰어놀던 기억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명절이 기다려지지 않았다. 아마 내가 서른을 넘기면서부터였을 것이다. 그전까지 친척들은 내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시험은 잘 봤는지 물었다. 취업을 하고 나니 질문이 달라졌다. “회사 아직 거기 다녀?” “연봉은 많이 올랐어?” “승진은 언제 해?” .. 2026. 9. 24.
집도 사고, 승진도 하고… 축하는 하는데 내 마음은 왜 이럴까?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 허영심이 생기거나 괴로워질 수 있다. 언제나 나보다 크고 작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맥스 어만(Max Ehrmann), 《Desiderata》 친구가 처음 집을 샀다고 했을 때 나는 정말 기뻤다. 적어도 처음 몇 초는 그랬다. 우리는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취업 준비도 비슷한 시기에 했고 첫 직장에 들어간 시기도 비슷했다. 월급이 들어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패 삼겹살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 “언제 돈 모아서 집 사냐.” 그 말을 서로 웃으며 하던 때가 있었다. 결혼은커녕 내년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둘이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오랫동안 친구와 내가 비슷한 곳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앞서기도 하고 조금 뒤처지기도 하지만 결국 비슷.. 2026. 9. 18.
사람은 좋은데, 만나는 건 좀 피곤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자기 자신에게 속할 줄 아는 것이다.”—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 《수상록》 〈고독에 대하여〉나는 약속이 없는 주말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씻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마음껏 보는 하루. 누구에게도 맞출 필요가 없는 날. 그런 주말이 오면 평일 내내 기다렸던 휴식을 드디어 얻은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토요일 오후 세 시쯤 되면 마음이 달라졌다. 나는 괜히 휴대전화를 열어봤다. 그렇게 휴대전화를 한참 보다가 내려놨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혼자인 게 편했는데 갑자기 집이 너무 조용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친구에게 연락할까 생각했다. “뭐 해?” 짧은 메시지를 .. 202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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