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연애이야기13 무심한 그의 마음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친절이고, 애매하게 남겨두는 것은 불친절이다.”— 브레네 브라운 , 『Dare to Lead』 나는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긴 하는데 그 마음이 아주 작거나 아니면 나보다 훨씬 느슨한 방식으로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루 종일 그의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그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보낼 테니까. 내가 퇴근길 지하철 창문에 비친 얼굴을 보며 ‘오늘은 먼저 보고 싶다고 말해볼까’ 고민하는 동안, 그는 짧게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으니까. 그는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 점이 좋았다.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 과장된 표현으로 나를 들뜨게 하지 않는 사람. 무슨 일이 있어도 쉽게 흔들리.. 2026. 10. 3. 친구 이상, 고백 미만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순탄했던 적이 없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그와 나는 너무 오래 알고 지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가 이렇게 오래 남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같은 모임에서 알게 됐고 처음 몇 번은 그냥 인사만 했다. 그는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나 역시 처음 보는 사람과 금방 친해지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둘만 남으면 대화가 잘 됐다. 여럿이 있을 때는 서로 별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이 같다는 이유로 지하철을 같이 타면 그날 있었던 이야기부터 별 의미 없는 농담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졌다. 처음에는 친구였다. 정말 그랬다. 누가 그 사람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연애.. 2026. 9. 25. 그는 나를 웃기려 했고, 나는 울 곳을 잃었다 “Your joy is your sorrow unmasked.”“당신의 기쁨은 드러난 슬픔입니다.”— 칼릴 지브란, 『예언자』 중 「기쁨과 슬픔」 처음에는 그의 장난이 좋았다.그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무거운 분위기도 그가 한마디만 하면 조금 풀렸고,어색한 자리에서도 그는 금세 사람들 사이에 섞였다. 나는 그런 사람이 부러웠다.나는 말 한마디를 하기 전에 여러 번 생각하는 편이었고,분위기가 어색해지면 괜히 컵만 만지작거리는 사람이었다.그런 내 옆에서 그는 늘 가볍게 웃었다. 그가 처음 내게 했던 말도 그랬다.회사 근처 카페에서였다.소개팅은 아니었지만,친구의 모임에서 몇 번 마주친 뒤따로 커피를 마시게 된 날이었다.나는 메뉴판 앞에서 오래 고민하고 있었다.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괜히 단.. 2026. 7. 15. 그녀에게는 사소한 일, 나에게는 이별의 이유였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그녀는 원래 작은 것에도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내가 회사 근처까지 데리러 가면 “피곤할 텐데 와줘서 고마워”라고 했고,내가 커피를 사 오면 컵을 두 손으로 받으며 웃었다. “이런 거 안 해도 되는데.” 그 말이 좋았다.안 해도 되는 일을 내가 해주고 있다는 걸 알아주는 느낌이었으니까. 나는 연애 초반부터 조심스러운 사람이었다.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 그랬다.말 한마디를 쉽게 던지지 못했고,장난도 선을 넘을까 봐 한 번 더 생각했다.그녀가 싫어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으려 애썼고,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은 일부러 기억했다. 그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 얼음이 많이 들어간 걸 좋아했다.매운 음식은 잘 먹는다고 말하면서도 속은 자주 쓰려 했다.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아무렇지 않.. 2026. 7. 5. 이전 1 2 3 4 다음 728x90 반응형